최현석은 조선시대의 궁중 기록화인 의궤도(儀軌圖)의 구성과 기법을 차용하여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문화적 사건들을 기록한다. 부감법(俯瞰法)을 사용해 전체적인 풍경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의 화면에는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속의 사람들이 특정 사건, 사고 속에서 드라마틱하게 존재한다.  그가 주목한 것은 정권을 향한 촛불 시위, 독도문제, 천안함 침몰, 구제역매몰, 버스폭발사고와 같은 이슈들인데, 이 사건들은 첨예한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대립에서 오는 다소 풍자적이며 우화적이며 또한 인간 중심의 문명 우월주의에 보내는 냉소와 폭로의 시선도 담고 있다. 궁중기록화라는 방법적 모색을 통해 사회의 이슈가 다큐적인 기록성을 띠며 새롭게 탄생하는 순간이다.  최현석의 작품은 고전이 갖는 본질적인 의미의 장점을 이해하고, 그것을 컨템포러리에서 요구되는 동시대성과 비판적 시선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하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박 옥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