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과 전복, 세속화의 이중 전략

 

김홍기

 

최현석의 대다수의 작품은 기록화의 전통을 따른다. 먼저 형식적 측면을 보면, 작품의 기본적인 구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건의 풍경을 펼쳐서 조감하듯 보여주는 다중적인 시점이 일제히 기록화의 전형을 연상시킨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조선의 여느 의궤도(儀軌圖), 반차도(班次圖), 계회도(契會圖) 또는 행렬도(行列圖)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색한 일이 아니다. 또한 내용적 측면을 보면, 그의 회화는 특정한 사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그 내용을 시각적으로 전달한 그림이라는 기록화의 정의에 분명하게 부합한다. 전통적인 기록화가 왕실과 국가의 주요 행사와 사건을 그린 궁중기록화(宮中記錄畵)와 양반 관료들이 자신의 관직 생활과 관련된 기념할 만한 사건을 그린 사가기록화(私家記錄畵)로 대별될 수 있다면, 최현석의 기록화도 국가와 사회의 기억될 만한 사건을 그린 기록화와 그가 집안이나 주변에서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사건을 다룬 기록화로 구분해볼 수 있다. 이처럼 최현석은 고전적인 기록화를 현대적인 맥락에서 전승하는 화가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전통적인 회화 장르를 그저 답습하는 작가는 아니다. 그는 기록화를 전복적인 방식으로 전승한다. 그에게 전승은 반드시 전복을 수반하는 것이다. 작가가 스스로 주장하듯이 그의 회화는 기록화를 전복하는 기록화인 것이다. 이때의 전복도 형식과 내용의 구분에 따라 서술될 수 있다. 먼저 최현석의 기록화는 전통적인 기록화의 형식만을 전승하지 않는다. 그의 화면을 채우는 산, 나무, 구름, 파도 등의 형상은 매우 반복적이고 도안적인 패턴을 띠는데 그것은 과거의 기록화가 아니라 민화나 고지도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마치 커다란 울타리처럼 산맥이나 성곽으로 화면을 뱅 둘러싸는 양식도 우리가 고지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과거의 기록화가 주로 값비싼 비단에 그려졌던 반면, 최현석은 가장 저렴한 재료인 마()를 의도적으로 선택해 그 위에 그림을 그린다. 이처럼 작가는 전통적인 기록화를 참조하지만 다른 종류의 형식과 재료를 도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다른 한편, 내용의 측면에서도 그의 회화는 과거의 기록화와 다르다. 궁중기록화가 왕실과 국가의 주요 행사와 사건을 그리고 사가기록화가 양반 관료들의 관직 생활과 관련된 기념할 만한 사건을 그리는 데 반해, 최현석의 기록화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시민에게 절실하게 다가올 만한 사건을 대상으로 삼는다. 과거의 기록화가 지배권력의 정당화와 공고화에 이바지하는 것이었다면, 최현석의 그것은 오히려 그 권력을 풍자하고 비판하려는 의도를 지닌다. 지배권력의 영광이 아니라 치부를 드러내려는 것이다.


역시 이번 전시에서도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는 기록화를 전복하는 기록화가 눈에 띈다. 특히 이번엔 대침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장년의 현실을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기록한 회화들이 선보인다. 일반인 같은 군인, 또는 군인 같은 일반인, 즉 예비역들이 훈련소에 모여서 천태만상의 군상을 이루고 있다(<예비군훈련도(豫備軍訓鍊圖)>). 군복을 벗어던진 그들은 노동 같은 연회, 또는 연회 같은 노동, 즉 직장의 회식자리에 모여서 각자의 직급에 따라 갖가지 행태의 역할극을 벌이고 있다(<직장회식계회도(職場會食契會圖)>). 이 고달픈 연회에 어떻게든 발을 들여놓고자 사회 초년생들은 면접관 앞에서 과장된 독백을 구사하며 오늘도 데뷔가 유예된 리허설을 이어가고 있다(<사회초년생관문도(社會初年生關門圖)>). 그런가 하면 그들은 주택이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한 현실 속에서 자의든 타의든 한군데에 정착하지 못하는 유목민이기도 하다(<신유목민도(新遊牧民圖)>).


최현석의 전복적 기록화를 채우는 풍자와 비판이 웅대한 규모로 표현된 회화가 이번 전시의 도입부에 드리워진 <현실장벽도축(現實障壁圖軸)>이다. 가로 1미터, 세로 4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족자에는 오늘날 청년의 막막하고 고단한 일상이 험준한 암벽을 어렵사리 기어오르는 몸짓에 빗대어 수직의 파노라마로 표현되어 있다. 추락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하며 저마다 독특한 동작으로 암벽을 기어오르는 수많은 청년의 형상이 화면에 빼곡히 들어 있다. 말단에서 허우적거리는 인간부터 상부에 다다른 인간까지 수직적 위계에 따라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이지만 그들은 모두 추락에 대한 불안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화는 이 시대의 모든 청년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실존적 불안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빈부의 격차, 출신의 격차 등을 이유로 저마다 등반의 시작이 다를뿐더러 그 과정도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암벽의 밑바닥부터 맨몸으로 위태롭게 안간힘을 쓰며 기어오르는 반면, 누군가는 적당한 높이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암벽의 정상까지 단번에 올라간다. 요컨대 이 회화 속에는 현실이 곧 장벽인 시대에 직면한 청년의 실존적 불안과 사회적 불평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표현되고 있다.


기록화를 전복하면서 전승하는 최현석의 전략은 기록화의 세속화(世俗化)’라고 명명될 수 있다. 조르조 아감벤은 세속화한다는 것은 단지 분리들을 폐지하고 말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새롭게 사용하고 그것들과 유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기록화가 왕실과 관료로 대변되는 지배계급을 그 외의 피지배계급과 분리하기 위해서 제작된 것이라면, 최현석의 기록화는 그 목적을 무효화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작법을 차용하여 새롭게 사용하고 풍자와 비판을 구사하며 유희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최현석은 기록화의 본래적인 목적을 거부함으로써 그것을 전복하지만, 그와 동시에 기록화를 유희의 방식으로 새롭게 사용함으로써 그것을 전승한다. 이러한 전복과 전승의 동시적 수행을 통해 기록화는 세속화된다. 즉 사회계급의 분리에 복무하기를 그치고 공통의 사용 대상으로 갱신되는 것이다.


세속화는 본래적으로 종교와 관련된 용어이다. 세속화의 일차적 대상은 일상과 분리된, 종교적이고 신성한 존재인 것이다. 종교가 세속의 인간을 성인으로, 세속의 사물을 성물로, 세속의 장소를 성소로 격상시켜 분리하려는 활동이라면, 세속화는 그렇게 분리된 신성한 모든 것들을 다시금 세속에 되돌려주는 활동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현석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성함에 관한 회화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고립무원(孤立無援)>에서 그가 기록한 탑골공원의 모습은 마치 퇴락한 성소처럼 보인다. 한국 최초의 공원이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발상지로 유서 깊은 이곳은 이제 과거의 영광을 상실한 장소로서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쉼터가 되었다. 최현석이 기록한 공원 안팎의 살풍경은 이곳이 신성한 분리의 장소이기는커녕 고립되어 구원을 받을 데가 없는(孤立無援)’, 차라리 적극적인 세속화를 갈구하는 장소로 보이게 만든다. <벌초대행도(伐草代行圖)>는 조상들의 산소가 밀집한, 가문의 신성한 선산을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산소로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선산의 벌초는 이제 후손들이 아니라 대행업체의 몫이 되었다. 이곳 역시 과거의 신성함은 명목상 남아 있을 뿐이고 실상은 서비스업의 작업장일 뿐이다. 이처럼 최현석은 여러 층위의 신성한 장소가 허울뿐인 분리를 유지한, 세속화의 대상임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우상협치십곡병(偶像協治十曲屛)><종교비치도(宗敎備置圖)>는 직접적으로 종교를 소재로 삼은 회화들이다. 전자는 예수, 부처, 알라 등 여러 종교의 신적 존재를 기존의 관습을 참조해 사실적으로 그린 병풍이며, 후자는 고지도의 형식을 빌려 서울 시내에 분포한 여러 종교의 성전들을 배치하고 그곳에서 일어난 몇몇 사건들을 묘사한 기록화이다. <우상협치십곡병>은 얼굴을 지운 각 종교의 신들을 나란히 놓음으로써 그들 각자의 개별적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그들이 공유하는 도상적 유사성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여러 종교의 개별적 신격은 서로 상승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쇄되어 엇비슷한 관습적 이미지의 패턴으로 환원되고 만다. <종교비치도>는 교회, 성당, 사찰, 모스크 등을 한 화면에 배치함으로써 종교 간의 개별적 차이를 약화시키고, 각각의 사원에서 일어난 사회적 사건들을 그려 넣음으로써 이곳들이 세속과 온전히 분리된 신성한 장소가 아님을 보여준다.


마침내 최현석의 세속화 전략이 가닿은 대상은 한국화 자체의 신성함이다. <신기루_매난국죽(蜃氣樓_梅蘭菊竹)>은 제목이 암시하듯 한국화의 가장 고결한 형식인 사군자(四君子)를 소재로 삼는다. 이번에도 그는 전통적인 사군자 형식을 전승하면서 동시에 유희적으로 전복하는 세속화 전략을 구사한다. 사군자의 전통적 재료인 장지를 선택하고 정형화된 양식을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충실한 전승의 태도를 취하지만 온도에 따라 변색하는 시온안료를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방식의 전복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전시공간의 기온과 관객의 체온에 반응하여 그 형상이 마치 신기루처럼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리하여 한국화의 불가침의 신성한 주제인 사군자를 일종의 유희적인 인터랙티브 아트로 변형시킨다. 매난국죽의 되풀이되는 나타남과 사라짐은 세속화의 딜레마를 효과적으로 예시한다. 신이 존재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허용되지만 또한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신성한 존재는 전승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전복의 대상인 것이다. 최현석의 회화 속 인물들의 지워진 얼굴은 모든 표정을 허용할 수 있지만 아무 표정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모순된 상황을 긍정해야 하는 것이 바로 세속화의 딜레마이다. 전승과 전복의 길항작용 속에서 유희의 제스처를 거듭해야 하는 것. 매난국죽을 표출하고 은폐하기를 반복해야 하는 것. 끊임없이 사유하는 판단유보의 시간 속에서.








Profanation: The Double Strategy of Succession and Subversion


 


Kim Hong-Ki


 

Most of Choi Hyunseok’s works follow the tradition of documentary painting. First, in terms of the formal aspect, not only the basic structure of the work but employing multiple perspectives to portray the scene as if spread out are reminiscent of stereotypical documentary paintings. It is natural to look at his paintings and be reminded of any one of the diverse documentary paintings of the Joseon dynasty. In the aspect of contents, his paintings clearly correspond to the definition of documentary paintings as “paintings that realistically portray certain incidents and visually deliver their narratives.” If traditional documentary paintings could be divided into palatial documentary paintings (宮中記錄畵) that depict the major events and incidents of the royal family and the nation and private documentary paintings (私家記錄畵) that illustrate what the gentry men deem significant incidents in their lives at the public office, Choi’s documentary paintings can also be divided into those that portray the memorable incidents of the country and society, and those that address what he has (in)directly experienced at home and its surroundings. As such, it seems Choi is an artist succeeding to the tradition of documentary paintings within a contemporary context.


However, Choi is not an artist who merely adheres to a traditional painting genre. He inherits it in a subversive manner. For him, succession is always accompanied by subversion. As the artist asserts, his paintings are “documentary paintings overturning documentary paintings”. The subversion here can also be described through categorization of form and content. First, Choi’s paintings do not inherit only the format of traditional documentary paintings. The forms of the mountains, trees, clouds, and waves that fill his canvas don a very repetitive and designed pattern, which is what the artist has taken from folk paintings and old maps of the past, not documentary paintings. The specific style of surrounding the canvas with mountain streams or castles walls in the form of a large fence is also what we can easily witness in old maps. Furthermore, whereas the documentary paintings of the past were mostly painted on expensive silk, Choi intentionally chooses the hemp cloth as his canvas. As such, the artist references traditional documentary paintings but does not hesitate to adopt other sorts of form and material. The content of his paintings is also different from that of traditional documentary paintings. Whereas the palatial documentary paintings painted the major events and incidents of the royal family and the nation, and the private documentary paintings documented the significant incidents of the gentry men at the public office, Choi’s documentary paintings take on the incidents that are pressing to the majority of citizens living the contemporary. Whereas the documentary paintings of the past served to justify and consolidate the ruling power, Choi’s paintings rather intend to satirize and criticize that power. He discloses not the “honor” but the “disgraces” of the ruling power.


Indeed, also noteworthy in this exhibition are the “documentary paintings overturning documentary paintings” that bring a bitter smile to the audience. In this exhibition, Choi presents paintings in which he documented, through the filter of his imagination, the reality of today’s young and middle-aged citizens surviving the Great Recession. Soldiers that look like civilians, or civilians that look like soldiers, or in other words the reservists, have assembled in the greatest variety of forms and figures at the training camp (Reserve Forces Training). Having thrown off their army uniforms, the men have now gathered at a site of labor-like feast, or feast-like labor, or in other words, at a company get-together dinner where each person is immersed in a role-play each designated accordingly to their status within the workplace (Company Dinner Party). The youngest members of the society, who desperately yearn to be involved in this exhausting feast, perform dramatic monologues in front of interviewers as they live through another day of rehearsals, another day of deferring the actual debut into society (Freshman Gateway). They are also the “nomads” that either choose to or are forced to keep moving around in this reality where houses have become the object of investment (New Nomad).


Such satire and criticism that fills Choi’s subversive documentary paintings are expressed in a grand scale through Reality Barriers Scroll, draped at the introductory section of the exhibition. 1 meter wide and 4 meters tall, this grand scroll illustrates the hopeless and tiring everyday of today’s young generation, and it is portrayed in a vertical panorama as an analogy to a strenuous rock climbing. The canvas is filled with numerous forms of young men, striving to not fall as they climb up in each desperate motion. From the people floundering at the bottom to the people who have reached the top, each situation of each individual is drastically different according to one’s place in the hierarchy, but they all share the fear of falling off the wall. But this painting does not merely present the existential anxiety shared by the entirety of the young generation today. Due to the differences in their innate wealth and background, each person starts at a different point of the wall and climb up though different processes. Some start at the bottom and precariously struggle through their way up with nothing on the body, while some start at an adequately high altitude and ride their way up to the top in an elevator. In sum, this painting is a portrait of a mixture of existential anxieties and social inequality that the young generation faces in this era when the reality itself is a direct obstacle.


Choi’s strategy to subvert documentary painting as he inherits it could be dubbed the “profanation” of documentary painting. Giorgio Agamben says, “To profane means not simply to abolish and erase separations but to learn to put them to a new use, to play with them.” Whereas the documentary paintings of the past were produced to divide the ruling class, represented by the royal family and public officers, from the rest of the ruled people, Choi’s documentary paintings not only invalidate that objective, but also seem to employ it as a means of play by appropriating the traditional techniques in satire and criticism. In other words, Choi overturns documentary paintings by rejecting its original objective, but at the same time succeeds the paintings as he newly employs the paintings as a means of play. In sum, he severs the paintings’ service to class division and renews them as the object of common use.


Profanation is originally a term related to religion. Its primary objects are the religious and sacred beings, separated from the everyday. If religion is an act of promoting the humans of the profane world into saints and consequently separating them from the secular, promoting the objects of the profane world into sacred objects, and promoting the places of the profane world into sanctums, profanation is the act of reversing all such sacred beings back into the profane. In this context, it is necessary to take particular note of the paintings on the sacred that the artist has presented for this exhibition. First, the Tapgol Park he portrayed in Situation of Isolation seems like a fallen sanctum. This historical place, the very first modern park of Korea and also the cradle of independence movements during the Japanese occupation, has long lost its glory and become a shelter for the wandering elderly. The bleak scenery in and outside of the park makes the place seem not anything close to sacred, but rather an “isolated with nowhere to seek salvation from (孤立無援)” place yearning for profanation. Business of ‘Grave Mowing’ depicts a family gravesite, the family’s sacred mountain. But in the mountain now filled with graves of the ancestors, the task of mowing the graves is portrayed to have been taken on not by the descendants, but a professional agency. This place also only nominally keeps its sacredness of the past, and has now become a workplace for the service industry. As such, Choi demonstrates that the sacred places of numerous layers that today sustain a merely hollow separation are in fact an object of profanation,


Then there are also paintings that directly address religion. They are Idol Governance on 10 Sides Folding Screen and Religion Distribution. The former is a folding screen on which Choi painted many divine existences such as Jesus, Buddha, and Allah, in consultation with the conventions of such images. The latter borrows the format of old maps as it marks various locations of religious sanctums in Seoul and depicts the incidents that took place at each site. By erasing the faces of the gods of different religions and placing them side by side, Idol Governance on 10 Sides Folding Screen weakens their individual identities and reveals the iconic similarities that they share. Thus, the individual divinities of different religions are not strengthened, but counterbalanced and ultimately reduced to a pattern of similar-looking conventional images. Religion Distribution places the church, temple, and mosque together in a single frame, weakening the individual differences among religions, and painting the social incidents that happened in each religious house, ultimately demonstrating that these sacred places are not completely separated from the profane.


At length, the object that Choi’s strategy of profanation touches is the unique sacredness of Korean painting. As implied through the title, Mirage_The Four Gracious Plants addresses the “four gracious plants (plum, orchid, chrysanthemum, and bamboo)”, the most sacred format of Korean painting. Once again, he employs the strategy of following and yet playfully overturning the traditional form. He faithfully abides by the tradition by choosing Korean paper, the traditional medium for the paintings of the four gracious plants, and yet attempts at a new form of subversion by using pigments that change according to temperature. Installed inside a gallery, this painting appears and disappears like a mirage as it responds to the temperature of the space and the audience. As such, he has transformed the most sacred subject matter of Korean painting into a playful “interactive art”. The repeated (dis)appearance of the four plants successfully demonstrates the dilemma of profanation. Without god, everything is permitted, but at the same time, nothing is possible. A sacred existence is the object of succession but also the object of subversion. The erased faces of the figures inside Choi’s paintings allow any facial expression, and yet do not select any facial expression. To affirm such contradiction is indeed the dilemma of profanation. To repeat a playful gesture in the antagonistic relationship between succession and subversion. To repeatedly disclose and conceal the four gracious plants. Inside the time of endless contemplation, the time of suspension of judgment.